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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마음의 양식

[동화] 인형의 냄새 - 방미진, 오윤화 : 밀랍 인형의 속삭임

by 라일락 202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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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가정 환경으로 일찍 성숙해버린 아이 미미는 부잣집 외할머니의 초대를 받는다.

할머니는 미술관 관장만큼 작품 수집도 많이 하고 예술에 조예가 깊다 칭송하는 실장. 미미는 이 집엔 못 걷는 애들이 많다고 하는 실장을 따라 지원이의 방에 안내된다.

할머니 방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지원이가 누구일지 궁금해하며 저녁을 먹은 미미. 방에 돌아오니 의자에 밀랍 인형이 앉아 있다.

지원이의 정체는 실제 사람 머리카락을 달고 있는 아름다운 다갈색 눈의 인형이었던 것.

할머니 집에서 며칠을 보내며 미미가 알게 된 사실은 이 집 사람들은 인형, 특히 지원이를 특별하게 사람처럼 대한다는 것이었다.

실장들도 지원이가 방을 어지른다던지, 피곤해보인다 등의 대화를 나누고 정작 손녀인 미미는 뒷전이다.

심지어 이 집안의 온도나 습도도 모두 사람이 아닌 인형에게 맞춰져있다. 모두가 지원이에게만 관심을 쏟고 아무도 미미를 신경 쓰지 않는다. 투명 인간이 된 미미는 점점 위축되어 간다.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고 싶지만 네가 다 망쳐버렸다며 자신을 탓할 엄마를 생각하니 연락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할머니는 손녀인 자신의 이름조차 몰랐다. 자신을 지원이의 시녀로 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미는 무너져 내리고...

미미는 결국 자신이 예쁜 인형이 되기로 결심한다



주위에 좋은 어른이 단 한 명도 없어서 미미가 참 안타까웠던 소설이다. 교활한 뱀같은 어른들 사이에서 일찍 철 들어야하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 아프다.

사람이지만 인형같은 이름의 미미, 인형이지만 사람같은 이름의 지원이.. 이 간극이 참 묘하다.

호러 장르의 장편 동화로 나온 작품인데 공포스럽다기보단 마음이 불편해지는 쪽에 가깝다.
소재만 보고 귀신이 깃든 인형에 관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궁지에 내몰린 미미의 정신 착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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