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에 가서 만들었던 로매지크 향수. (지금 포스팅하는걸 보면 나의 미루기력이 장난 아니란걸 알수있다) 로매지크를 알게된건 파자마 프렌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레드벨벳 조이가 연남동의 수제 향수집에서 가져왔다며 내민 향수 덕분이었는데, 주위에서 좋다고 마구 감탄사를 연발하기에 솔깃해서 검색으로 찾아냈다. 조향사 분이 자기 언니와 사이가 안 좋은데 언니의 등살결 냄새가 좋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덤이고.
그렇게 난 향수를 만들러 갈 겸, 그 살냄새 향수를 찾아갔다. 사진 속의 좌측 향수가 Floral이고 오른쪽의 향수가 내가 직접 만든 향수.
예약을 잡고 향수를 만드는 과정은 꽤 재미있었는데, 직원 분이 재밌고 친절하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주시고 원하는 향기를 추천해주시기도 한다. 앞의 좌르륵 놓여있는 향수 원료 병들로 인해 진짜 공방에서 아기자기하게 만드는듯한 느낌이 난다. Top, Middle, Base 노트 별로 원하는 향기를 하나씩 고르고 어떤 노트를 강조할껀지 이야기를 한 후 그에 맞는 용량을 내 향수병 안에 똑똑 떨군다. 이때 병 입구에 스포이드가 닿으면 향기가 망가질수 있다 해서 엄청 긴장했었다 ㅋㅋ 이렇게 향수를 만들고 나면 스티커를 주셔서 내가 원하는 이름과 제조일자를 적는다. 병과 스티커의 조화로 실험실 약같아서 외형도 깔끔하다.
Floral 향수는 로매지크에서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자몽 - 프리지아 - 머스크 노트의 그 살냄새 향수다. 앞서 향수를 만들며 너무 많은 향기를 맡은 탓에 후각이 피곤해져 사기만 하고 제대로 된 향기는 후에 맡을 수 있었는데, 아주 향긋하고 묘한 살결 냄새가 난다. 향기롭다는 말의 의미가 이런걸까, 오히려 만든 향수보다 이게 더 마음에 들어서 (ㅋㅋ) 앞으로도 계속 쭉 구매할 의향이 있다. 자몽의 상큼한 향기가 도드라진다기보단 같이 어우러져 묘함을 자아내는 향수인데
괜히 조이랑 찰떡이란 말이 돌았던게 아닌것같음


가끔 자몽향이 나게 뿌리고 싶을땐 그랑핸드의 Vivian Ward와 레이어드 하기도 하고. 비비안 워드는 약간 비릴 정도로 생생한 자몽향이라 같이 뿌리면 단점이 효과적으로 가려진다. 물론 내 취향의 문제지 다른 사람들 반응은 다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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